배우 강동원의 고고한 고집이 주위 관계자들의 속을 썩이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영화홍보관계자부터, 관련 언론 관계자, 하다못해 영화감독까지 강동원의 ‘인터뷰 골라하기’에 대한 해명과 각기 다른 입장으로 분주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건방지다’ ‘예민하다’ 등 강동원을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상황. 한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를 ‘차단주의’로 정의한 강동원의 행보에 그를 단독주연으로 한 영화 ‘M’의 관계자들만 ‘고생’이다.

보통 주연배우들은 영화를 알리기 위해서 인터뷰의 최전방에 나서게 된다. 새로운 작품을 갖고 돌아온 스타에게 궁금한 점이 쏟아지기 때문. 배우들은 이같은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며 새로운 영화를 홍보한다. 물론 인터뷰가 쉽지만은 않다. 때로는 난감한 질문을 받거나, 원래 의도와는 다소 다른 표현이 기사화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배우들이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새 작품을 봐주십사’ 대중에게 호소하는데 있어, 대중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해주는 것 정도는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없는 이상 인터뷰 거절은 ‘예의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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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단독주연일 경우, 그 책임감은 실로 막중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강동원은 예전 하지원, 이나영 등과 함께 더블 주연으로서, 인터뷰를 반반씩 소화하던 분량의 인터뷰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한다 하더라도 기자들을 6∼7명씩 테이블에 앉혀놓고 한번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라운드 인터뷰를 하겠다는 입장. 라운드 인터뷰는 주로 해외스타들이 빡빡한 내한일정에 쫓겨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독 주연이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톱스타라는 위치에 심취해 자신이 원하는 매체만 고르고 있는 건 아니냐는 추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M’을 홍보하고 있는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강동원이 입맛대로 언론을 고르는 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50%만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 배우들이 80%이상 인터뷰를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봤지만, 이같은 설득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일단 하는 인터뷰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건방지다’ 등의 오해를 받기엔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세 감독은 ‘강동원의 예민함’을 강조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 감독은 최근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강동원을 둘러싸고 그런 잡음이 있는 걸 알고 있다”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영화 외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사실에 그는 “나도 인터뷰를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이렇게 돼서 대신 인터뷰에 전면 나서고 있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한번 마음이 닫히면 끝까지 닫히는 사람도 있게 마련인데, 강동원도 인터뷰에 상처가 있는 것 같고, 또 그렇게 예민하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것 아니겠냐”고 강동원을 옹호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모든 배우가 똑같은 성격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민한 성격 탓에 인터뷰가 꺼려진다면 그 또한 존중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인터뷰 자체를 전부 못할 만큼 문제가 있거나 급박한 스케줄에 쫓기고 있는 것도 아니니 관계자들의 오해는 더욱 깊어지고만 있다. 한 언론 관계자는 “물론 인터뷰를 안할 수도 있다.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감독과 선배배우들도 한 매체라도 더 인터뷰하고 영화를 알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마당에 유독 자기만 ‘고고한 척’ 일부 매체와만 소통하려 한다는 건 ‘건방지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강동원의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심히 피곤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스포츠월드 이혜린 기자 rin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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