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키워드] 스타는 돈 안들이고 인기관리·협찬사는 홍보효과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현영이 세계적인 디자이너 김지해의 무려 7억원에 육박하는 드레스를 입지 못한 것이다. 비가 내리자 드레스가 바닥에 끌릴 것을 염려했고, 고가의 드레스를 반납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해 ‘그보다 저렴한’ 7,000만원짜리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처럼 연예인의 삶에서 협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옷,화장품,핸드폰 등 물건부터 인테리어,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병원 등 서비스까지 각양각색의 협찬이 쏟아진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모델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홍보 효과를 누린다. 스타 입장에서는 공짜로 물건을 쓸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협찬에 대처하는 스타의 자세는 다 똑같지는 않다. 그 공짜를 지나치게 누리다 구설수에 오르는 연예인도 있고, 부담스럽다며 사양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가 협찬에 대처하는 자세를 알아봤다.

#공짜면 어때? 내가 써 준다는데!

명품 브랜드 쇼에 참석한 뒤 명품 가방을 받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스타는 미리 매장을 방문해 옷을 빌려 입고 쇼에 참석해 그 브랜드의 ‘애용자’인양 행동한다. 실제로 마니아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대중이 볼 때는 그 브랜드의 ‘단골’로 여기기 십상이다. 쇼에 참석한 뒤 가방을 받거나 200만원, 300만원 가량의 상품권을 나눠주기도 한다.

모 연예인은 그 상품권을 가지고 매장에 방문해 상품권을 초과하는 가방을 그냥 달라고 생떼를 쓰는 바람에 관계자가 진땀을 뺀 경우도 있다.

배우나 가수 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패션쇼에는 단골로 나타난 A와 B는 ‘파티걸’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가족이 함께 연예 활동을 하는 C의 경우에는 헤어 액세서리부터 스타킹까지 모조리 협찬을 받는 ‘알뜰파’로 유명하다.

언론과의인터뷰에는 강하게 도리질을 치는 연예인 커플도 패션쇼장에서만은 손을 나란히 잡고 당당히 참석하기도 한다.

가수 D는 친구 E의 휴대전화를 보고 “나도 협찬 받아달라”고 졸라 최신형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흐뭇해했다는 후문도 있다. 또 다른 E의 경우 아침 프로그램에 집을 노출하는 대가로 집의 인테리어를 협찬 받기로 한 뒤 언니 집을 자신의 집인양 속여 방송에 내보낸 일도 있었다. 한참 뒤 진짜 자신의 집을 협찬 받아 고치고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들은 스타는 당연히 트렌드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마음에 협찬에 적극 참여하는 부류부터, 모델료도 받지 않고 제품을 홍보해주니 그만한 대가는 오히려 저렴하다는 마음을 가진 이들까지 폭넓다.

한 연예 관계자는 “배우의 경우 스타가 되기까지 몇 년씩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 스타가 되는 관건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 시간을 보낼 돈이 부족하다. 품위 유지를 위해 스폰서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협찬은 오히려 나은 편이다”고 말했다.

대부분 영화 시사회나 가수 쇼케이스 등은 의리로 참석하지만 일부 런칭쇼의 경우는 행사 개념으로 거마비와 물품 협찬을 받고 참석하곤 한다. 웬만한 연예인이라면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돈 한 푼도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부담스러워!

드물긴 하지만 협찬을 거부하는 스타도 있다. 결혼을 앞둔 김남일 김보민 커플은 아예 ‘협찬 거부’를 선언했다. 소박하게 치르고 싶다는 생각과, 협찬에 따르는 각종 프로그램 출연과 홍보 활동이 부담스럽다는 측이다. 김희선 역시 19일 결혼식에서 협찬을 자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 연예인은 “피부과에서 협찬을 해 준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공짜에 따르는 은근한 부담감을 견디느니 차라리 내 돈을 내고 다니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대부분 협찬을 받는다”고 말했다.

톱스타의 경우 이미지 관리를 위해 패션쇼 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들도 있다. 자신의 이미지가 다칠까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다. 한 마디로 가방 하나 받기 위해 패션쇼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품위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가수 전영록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의리 때문에 행사에 가 주곤 했는데 요즘은 모두 돈을 받고 간다고 해 정말 놀랐다”며 달라진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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